“한국서 제일 바쁜 분” 文이 인정한 우원식…추미애 때문에 “곤혹”

입력 2017-07-06 21:43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을 겨냥해 ‘머리 자르기’ 발언을 했지만, 정작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분”이라 할 만큼, 여당 원내대표로서 일자리 추경,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해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느라 바쁜 상황에서 추 대표가 야당을 자극한 것이다.

추 대표는 6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준용씨 특혜취업 제보조작 파문’에 대해 “당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몰랐다고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3일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제보조작이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하지만 추 대표의 발언에 우 원내대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 원내대표는 “나는 하지 말자고 했는데 (추 대표의 발언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제 국민의당과 합의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장관 후보자도 처리해야 하는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전 우 원내대표를 만나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분이 나오셨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와 일자리추경 등을 둘러싸고 야당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느라 분주한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하지만 추 대표의 발언이 나오면서 당장 국민의당의 협조를 바탕으로 추경 심사를 강행하려던 민주당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실제 국민의당은 이날 추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추 대표의 당 대표직 사퇴와 정계은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대표의 막말은 결국 우리 국민의당의 등에 비수를 꽂는 야비한 행태”라며 “추 대표와 민주당의 사퇴 및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오늘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크게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일정 비협조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놔둬 버리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가 “곤혹스럽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노코멘트”라고만 답했다. 앞서 추 대표는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해 “국민들은 안 전 후보와 박 전 대표가 (문준용씨 제보조작 파문과) 관계없다는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정당 대표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충실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