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t 덤프트럭을 구입해 운행에 나섰던 운전자가 1년간 경험담을 후기로 남겨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운전자는 덤프트럭의 난폭운전 원인을 나름대로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덤프트럭을 몬지 만 1년이 됐다는 오너의 후기는 6일 중고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 그는 지난해 6월 보배드림에 “주행거리 60만km인 덤프를 60개월 올캐피탈로 구입했다”면서 “어릴 때부터 남자의 로망인 큰 차를 몰고 싶었는데 사업이 부도나고 보증까지 잘못 서서 그 꿈을 이루게됐다”는 자조 섞인 글을 시작으로 몇차례 포스팅했다.
글쓴이는 그동안 덤프트럭 기사들의 애환을 유머 넘치는 표현으로 전해 인기를 끌었다. 엄청난 차량 유지비와 고된 노동, 그리고 왜 난폭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지를 소소하게 밝혔다.
이번 1년 후기에는 덤프 기사들이 난폭 위협운전에 내몰리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속칭 ‘탕뛰기’라고 강조했다. 탕뛰기는 운반 횟수당 돈을 받는 것으로 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더 빨리 더 많이 실어 나를수록 받는 돈이 늘어나기 때문에 무리한 주행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글쓴이가 제시한 덤프트럭의 난폭운행과 사고를 막기 위한 해법은 간단하다. 탕뛰기를 없애고 다른 중장비처럼 하루 임대로 돌리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 임대료도 문제가 있다. 가장 빠른 덤프가 하루 운행한 ‘탕수’가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보통 하루 7번 왕복하면 됐는데 어느날 누가 9번 왕복했다면 9번이 하루 임대료 산출의 근거가 된다. 이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업계에서 도태된다고 한다. 그는 “‘탕뛰기’는 자의든 타의든 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실 탕뛰기는 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무리한 운행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개선 요구가 빗발쳤지만 그때뿐이었다. 덤프트럭 기사들은 무리한 탕뛰기를 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로 중간 배차업체를 꼽았다. 이들이 중간에서 알선비를 과도하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리한 운행을 하지 않으면 차량 유지비와 유류비를 조차 건질 수 없다고 한다.
글쓴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글을 볼 리는 없겠지만...”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새 정부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