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신임 감독 "이란-우즈벡전에 올인"

입력 2017-07-06 10:39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신태용(47·사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결연했다. 신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가 힘든 시기에 감독을 맡아 영광스럽다”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위해 이 한 몸을 불사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리우올림픽)과 지난달 끝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공격 축구와 팔색조 전술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각각 8강과 16강에 올려놓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었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허술했기 때문이었다.

 리우올림픽 때 ‘신태용호’는 8강전에서 온두라스의 역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0대 1로 패했다. U-20 월드컵 때엔 수비가 아니라 공격으로 맞불을 놓다 1대 3으로 무너졌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을 거치며 좀 더 조심스러워졌다. 1대 0으로 이기더라도 무실점 경기를 하겠다. 안정적으로 가면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선 선수 자원이 많지 않았다. 이제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서 하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만 다듬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며 “그가 중용했던 선수들을 쓴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경기력과 컨디션을 좋은 선수들을 발탁하겠다. 어느 리그에서 뛰든 ‘신태용 축구’에 적합하다면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팀은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과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수술로 비상이 걸려 있다. 신 감독은 “두 선수와 통화했다. 재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둘이 이란전에 출장하지 못한다면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 내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이 대표팀에 오면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선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보다 감독과 같이 갈 수 있는 코치를 원한다”며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되지 못하면서 선수들에게 하나가 되라고 하면 어불성설이다. 감독이 생각하지 못하는 전술,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코치들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승점 13점을 쌓아 2위에 올라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다.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오는 8월 31일 열리는 9차전에서 한국이 이란에 지거나 비기고,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에 승리하면 2, 3위 순위가 바뀐다. 신 감독은 리더십과 용병술, 전술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