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김 여사는 고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가져온 동백나무를 묘소 앞에 심기도 했다.
윤이상 선생은 세계적인 작곡가로 꼽히지만 1967년 독일에서 한국의 민주화투쟁과 북한방문이 빌미가 된 이른바 동베를린공작단 사건으로 기소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당시 그는 2년간 복역한 뒤 풀려나 1969년 독일로 돌아갔다.
김 여사는 이날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 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가 하면서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금색으로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라는 글씨가 새겨졌다. 나무와 함께 헌화한 꽃다발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한 김 여사는 “나도 음악을 전공해 윤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며 “음파괴가 낯설긴 하지만 학창시절 음악 공부 할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김 여사는 이날 참배할 때도 홀로 20분을 더 묵념해 이목을 끌었다. 이날 참배에는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과 박영희 전 브레멘대 교수, 피아니스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