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안타 35점 난타전’ SK 나주환, 싹쓸이로 마침표

입력 2017-07-05 23:18
SK 나주환. SK 와이번스 제공

‘홈런 군단’ SK 와이번스와 ‘핵타선’ KIA 타이거즈가 38안타와 35점을 주고받는 타격 전쟁을 벌였다. SK 나주환이 승부처였던 8회말 싹쓸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SK가 난타전 끝에 리그 선두 KIA의 8연승을 저지했다.

SK는 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정규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18대 1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SK 타선은 17안타 18득점으로 화끈한 타격 쇼를 펼치며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KIA도 21안타 17점을 뽑아냈지만 경기 막판 불펜이 흔들리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SK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회말부터 나주환이 안타로 출루했고 정의윤의 적시타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 홈런 공장이 가동됐다. SK 한동민과 김동엽이 투런포와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장식하며 4-0 리드를 이끌었다.

SK 타선은 3회말에도 불을 뿜었다. 나주환이 안타로 다시 출루했다.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정의윤과 한동민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어 김동엽의 땅볼 때 정의윤이 홈을 밟았다. 이어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8-0까지 앞서갔다.

4회말에는 최정이 2루타로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최정은 KIA 김종훈의 폭투 때 3루를 밟았다. 이어 한동민이 이날 자신의 두 번째 홈런을 2점포로 장식했다. 시즌 25호 홈런이었다. SK 타선은 멈출 줄 몰랐다. 김동엽과 로맥이 연속 볼넷을 얻어냈고, 이재원과 김성현이 연속 적시타를 날려 2점을 더 뽑았다. 점수는 12-1. SK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모양새였다.

5회초 KIA의 기적같은 반격이 시작됐다. KIA 타선은 4번타자 최형우를 시작으로 일순한 뒤 안치홍까지 무려 11명의 타자가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이는 KBO 신기록이다. 이 과정에서 최형우, 이명기, 버나디나가 각각 2점 홈런을, 이범호가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KIA는 순식간에 12점을 뽑아내며 13-12로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7회초 이범호의 적시타, 8회초 김주찬의 솔로포로 15-12까지 달아났다.

SK도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공격에서 정의윤의 안타와 한동민의 볼넷 출루로 기회를 잡았다. 김도엽과 로맥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이재원이 2타점 2루타를 날려 추격의 선봉에 섰다. 이어 김성현과 노수광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KIA는 김윤동 대신 마무리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또 한편의 영화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SK 나주환이 임창용을 상대로 누상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3루타를 작렬했다. SK는 17-15로 경기를 뒤집었다. 임창용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정의 타석 때 폭투를 범했고, 3루에 있던 나주환이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올렸다.

SK는 9회초 마무리 박희수를 투입했다. KIA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최형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데 이어 나지완이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박희수가 KIA 대타 서동욱을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나주환은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SK는 나주환을 포함해 정의윤 한동민 김동엽 이재원이 각각 3안타씩을 때려냈다. 한동민은 홀로 5타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

KIA는 17득점을 기록,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8연승에는 실패했다. 최근 타선의 물오른 타격감은 그대로였지만 불펜투수들이 여전히 불안함을 노출했다.

인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