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가 중요한가요? 수염 때문에 경기에서 지면 선수들에게 미안하잖아요”
상승세의 KIA 타이거즈를 이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이 무더운 여름날에 수염을 깎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7 프로야구 정규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앞서 미묘한 표정을 한 채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KIA는 최근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리그 1위 자리도 지켜내고 있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신기록이다. 김 감독은 “신기록이요? 뭐 있어요?”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했다. 오히려 신기록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걱정해서였다.
김 감독은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을 매만지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원래 다른 징크스는 전혀 없는데 지난 시즌에 수염을 깎았다가 9회말에 역전을 당한 기억이 있어요”라며 ‘수염 징크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팀이 화끈한 타격감을 앞세워 상승세를 탔는데 혹여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할까봐 수염을 기르는 것이었다.
KIA는 7연승 기간 동안 총 94점을 뽑아냈다. 경기당 평균 13점이 넘는다. 핵타선의 위력 덕분에 김 감독의 마음도 한결 가볍다. 김 감독은 “감독이 할 일을 없게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 선수들에게 앞으로 잘해줘야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며 껄껄 웃었다.
인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