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공식 방문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일 오전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출국하면서 전용기 정비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이 장면을 찍은 사진과 영상을 돌려보며 상대보다 먼저 인사하는 문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이날 출국을 위해 서울 성남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관계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전용기 쪽으로 향하다 한편에 서 있던 정비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대통령의 인사를 받은 정비사들도 황급히 모자를 벗어 답례하거나 거수경례를 했다.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은 항상 상대방보다 먼저 고개 숙여 인사한다”며 “누구나 존중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표정도 관심을 모았다. 임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의 지난 방미 출국 당시 함박웃음을 머금은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숱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냈다. 임 비서실장 퇴근미션이라는 게임까지 만들어졌다. 이날 임실장은 이를 의식했는지 표정관리에 무척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네티즌들은 ‘참는 비서실장, 싱글벙글 모드는 끝났다’며 방미 출국 배웅나온 장면과 이날 모습을 비교한 사진을 돌려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방문기간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0여개국 정상과 양자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순방 첫날에는 메르켈 총리와 한·독 정상회담을 한다. 독일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독일이 한국의 두 번째 정상회담국이 됐다. ‘4강 외교’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과거 미·중·일·러 4개국 순으로 진행되던 정상회담 관행을 벗어난 것이다.
이후 6일 오전에는 베를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7일 오전에는 함부르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6일 오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한·미·일 정상만찬 회동에 참석해 첫 다자외교에 데뷔한다. 3개국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독일 순방기간 중 독일의 쾨르버 재단의 초청 연설에서 통일 독일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신(新) 베를린 선언’을 할 예정이다. 선언에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구상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3월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발표한 ‘베를린 선언’을 통해 3개월 뒤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바 있어, 연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