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에서 찬양이 흘러 나온다면 어떨까. 성경 말씀이 가득한 일명 '복음자판기'(사진)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화제다.
복음자판기를 기획한 주인공은 ㈜거룩한153 신효철(37·인천 영락교회 집사) 대표다.
연어 전문점 ‘연어로만’ 체인점 12곳을 둔 성공한 사업가인 신 대표는 최근 복음자판기로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음 달 세계 최초로 세상에 선보일 복음자판기는 샐러드, 생수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또 광고가 가능한 모니터를 설치한 신개념 자판기다.
자판기 내 상품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1~2일마다 교체되고 상품을 담은 용기엔 성경 구절이 적혀 있다.
자판기 모니터 화면에는 공익 광고나 십자가와 교회 등 기독교 관련 영상이 흘러 나온다.
특히 자판기 오른쪽 하단에서 찬송가가 흘러 나온다. 또 오른쪽 상단엔 ㈜거룩한153의 슬로건인 ‘Only Jesus(온리 지저스=오직 예수)’ 문구가 부착된다.
신 대표는 5일 인천 남동구 공장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인 1샐러드 시대에 맞게 저렴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싶다”면서 “자판기 이용자들이 단순히 상품뿐 아니라 주님의 은혜도 받을 수 있도록 정성껏 제작했다”고 밝혔다.
복음자판기는 유튜브의 한 영상에서 착안했다.
영상에는 단돈 2유로로 티셔츠를 구입할 수 있는 자판기가 등장한다. 광장 한복판에 설치된 자판기에 사람들이 돈을 넣고 사이즈를 고르자. 갑자기 화면에 사진들이 나타난다.
개발도상국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이 약 140원의 시급을 받으며 하루 16시간씩 일을 해야 한다는 문구가 나온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시민 약 70~80%는 티셔츠를 사는 대신 그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선택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신 대표는 이 영상을 보고 영감이 떠올랐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사명과 함께 기독교 신앙이 가득한 복음자판기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복음자판기의 모토는 자연에 있는 것을 그대로 담아 선물하겠다는 의미의 ‘자연 그대로만’이다.
신 대표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판자촌 17㎡(5평) 집에 여섯 식구가 살았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음식점 서빙과 찹쌀떡 장사, 막노동, 룸살롱 웨이터까지. 하지만 그가 기독CEO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 때문이다.
“하나님, 당신이 실제 계신다면 돌아가신 어머니 얼굴을 보여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생생하게 환하게 웃고 계신 어머니를 꿈 속에서 보여주셨어요. 이 체험을 통해 똑바로 살지 못했던 삶을 정리했습니다. 좋아하던 술·담배도 단박에 끊었고요.”
예수를 영접한 뒤 사업이 번창했다. 형님 부부와 함께 10여년 전 설립한 생선 횟집 프랜차이즈 ㈜어다리로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교사 및 노숙인을 돕기 시작했다.
신 대표와 음식을 준비하는 직원들은 조리 시작 전 예배를 드리며 기도 드리고 있다.
자판기 한 대의 한 달 평균 수입은 50~6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신 대표는 향후 10년 동안 수익금 전액을 불우 이웃에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가족상담협회 이사이기도 한 신 대표는 2년째 기부를 통해 통장 잔고를 0원으로 만들고 있다.
선한 일에 힘쓰는 기업은 하나님이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그는 장애인, 미혼모 등을 위한 후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1차적으로 1만대의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복음이 모두 전해질 때까지 복음자판기를 제작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요. 저는 복음 전도자가 될 것입니다.”
몹시 더운 여름 날 장시간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신 대표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인천=글. 사진 유영대 기자, 배하은 대학생 인턴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