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불러달라” 요구 40대…이틀째 경찰과 대치

입력 2017-07-05 15:16
이혼한 전처를 불러줄 것을 요구하며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아들을 풀어준 후에도 이틀째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엽총을 소지한 김모(41)씨는 5일 오후 현재 경남 합천군 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을 연결하는 국도가 지나가는 황매산 터널 내 자신이 타고있던 트럭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 측에서 제공한 음식과 물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있지만 경찰이 준 담배만 계속 피우며 전처를 불러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김 씨의 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체포 등 진압을 자제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전화로 김 씨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전경 50여 명 등 경력 231명을 동원해 황매산 터널 양쪽 4㎞ 지점 도로 두 곳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합천경찰서장과 산청경찰서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 30분쯤 고성에 있는 자신 집에서 전화로 전처와 아들 양육 문제로 다툰 뒤 “아들과 함께 죽겠다”고 문자를 보낸 다음 초등학교에 있던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

 유해조수포획단 소속인 김 씨는 오전 10시 20분쯤 진주의 한 지구대에서 보관 중이던 엽총을 출고해 합천으로 넘어왔다가 오후 6시쯤 전처의 신고를 받고 검문하던 경찰과 대치를 시작했다.

 합천군의 한 도로에서 아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던 김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야산 쪽으로 이동했다가 밤 10시 30분쯤 아들을 풀어줬고, 다행히 아들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쯤 현장을 방문한 박진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곳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면서도 신속하고 안전하게 사건이 종결되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