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화제인 빅 사이즈 여성 모델의 복수 "바지 사이즈보다 됨됨이가 중요"

입력 2017-07-05 14:20


미국의 플러스사이즈 여성 모델이 기내에서 자신의 신체를 조롱하고 비하한 남성에게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한 사연이 화제라고 ABC방송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사연의 주인공 나탈리 헤이그(30)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면서 벌어졌다. 헤이그가 좌석에 앉자 창가에 있던 남성은 느닷없이 불평을 하거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자신의 친구에게 헤이그의 뚱뚱한 몸을 조롱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심지어 헤이그가 이를 볼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일부러 기울이기까지 했다. 그가 친구가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뚱보 여성 때문에 기내 벽에 붙어 뭉개질 것 같다” “그녀가 멕시칸 음식을 먹지 않길 바란다” “그녀는 아마 멕시코 사람을 먹은 듯하다” 등 헤이그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본 헤이그는 모욕감을 느끼면서도 비행 내내 몸을 움츠리며 공간을 좁혀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슬슬 화가 난 헤이그는 남성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이는 비단 비행기에서만이 아니다. 뚱뚱한 사람들이 겪는 일상”이라고 했다.

또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자 이 남성에게 다가가 “당신이 보낸 메시지를 모두 봤다”며 “비행 내내 평생 겪을 수치스러움을 느꼈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남성은 처음에는 자신이 메시지를 보낸 것을 부인했지만, 헤이그가 메시지를 촬영했다고 다그치자 “술에 취해있었다”며 마지못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헤이그가 비상구 좌석에 앉았다며 “당신이 비상상황에서 남을 도울 수 있는지 고민했어야 했다”고 적반하장으로 헤이그를 지적했다. 이에 헤이그는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며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말라”고 응수했다.

헤이그는 전날 ABC방송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사람은 청바지 사이즈가 아니라 됨됨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겪은 모욕감을 공개한 것은 수많은 과체중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자신의 몸을 사랑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