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들이 당뇨 합병증 예방과 관리에 소홀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의가 필요하다.
누네안과병원은 최근 당뇨 환자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눈 합병증 예방을 위하 당뇨교육 참여를 소홀히 하는 등 주의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조사 결과 당뇨병 환자의 경우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1년 미만인 환자의 30.6 % 만이 당뇨 합병증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당뇨 환자 중에서도 2명중 1명만이 당뇨병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대답하여 당뇨합병증 관련 교육에 대한 인식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자의 관리 의지가 가장 중요한 ‘당뇨병’
당뇨병이란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의 분비나 기능에 장애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높아진 혈당은 눈을 포함한 전신 조직 미세혈관계에 광범위한 장애를 일으킨다.
아직까지 당뇨병은 완치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혈당 조절을 한다면 당뇨합병증 발생을 억제, 지연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혈당 조절은 물론 지속적으로 당뇨 합병증 발생 여부를 파악하며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은 자기관리를 통해 평생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다보니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고혈압․당뇨병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여 2016년도에는 약 846만명에 이르렀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 서구화된 생활양식, 활동양의 감소, 과도한 스트레스 및 평균 수명의 연장 등의 변화로 인해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평균연령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당뇨합병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검사 실시율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검사 율은 낮아 더욱 적극적이고 주기적인 검사 시행이 필요하다.
누네안과병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당뇨 진단 후, 당뇨 합병증 증세를 느끼기 전 검사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고 대답한 사람은 56% 에 그쳤다.
성인 실명 원인 1위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이란 높은 혈당으로 인해 눈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망막은 우리 눈에서 영화관의 스크린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망막은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가 가장 왕성하며 단위조직 당 산소 요구량이 가장 큰 조직이기 때문에 당뇨병과 같은 전신 혈액순환장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누네안과병원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현재 만성 당뇨합병증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 가운데 ‘안과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망막 속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모세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면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해 망막세포가 죽게 되고 신생 혈관을 만들어 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새로운 혈관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좋은 현상으로 오해 할 수 있지만, 신생혈관은 정상적인 기능과 구조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약한 혈관이다보니 쉽게 파괴될 수 있다.
심지어 수면 중에도 혈관이 파괴되어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출혈이 일어나면 시력 변화가 야기되며, 망막에 상처를 만들고 주위 망막에 영향을 미쳐 망막조직이 떨어지는 ‘견인성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되면 ‘황반부종’과 ‘유리체출혈’이 발생하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011년 적절한 관리를 통해 당뇨합병증 발생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당뇨병성 안질환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통해 심각한 시력 상실을 50%~6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순현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에는 꾸준히 진료를 받음으로써 당뇨망막병증을 비롯한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자각 증상이 없어 더 위험한 ‘당뇨망막병증’. 안과 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중요!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흔히 말하는 성인 당뇨병은 ‘제2형’이다.
김순현 원장은 “한국인 대부분이 속하는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정확한 발병시기와 유병기간을 알 수 없고,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을 때 이미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었을 수 있다.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 반드시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의 증상으로는 시력저하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환자가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과 검사가 필수이다.
대한안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실명 위험이 25배 높고, 혈당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당뇨망막병증이 조금씩 진행돼 결국 실명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가급적 조기에 발견해 비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당뇨망막병증 치료 방법이 결정되는데, 크게 약물, 레이저, 눈 속 주사, 망막 수술인 유리체 절제술 등이 있다. 초기에는 경과 관찰과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시력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망막부종’이 발견되었다면 레이저와 주사 치료를 병행한다.
출혈이 많아지거나 ‘망막박리’가 발생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수술 할 정도로 망막 상태가 좋지 않다면 수술 후에도 시력 회복이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당뇨망막병증의 조기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김순현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환자와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억제,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매년 주기적인 망막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당뇨환자들, 눈 합병증 관리 소홀 심각하다
입력 2017-07-05 1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