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푸드' 귀걸이, 해외선 극찬받는데 한국에선…

입력 2017-07-08 00:05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이다. 요즘 국내에서 먹는 것으로 만든 액세서리가 속속 출시되며 많은 네티즌이 이 말을 떠올렸다. 그러나 비슷한 제품은 해외에서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았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의 군불을 지핀 제품은 '꼬마 곰 젤리'로 유명한 독일의 하리보사의 곰 젤리로 만든 '하리보 귀걸이'였다. 20대에게 꽤 인지도가 높았던 K쇼핑몰은 "모형 젤리"라면서 '하리보 귀걸이'를 팔았다. 구매자들이 "진짜 젤리 같다"고 했지만 K쇼핑몰은 "모형이지 진짜 젤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을 듣고도 의심스러워 '하리보 귀걸이'를 잘라서 먹어본 후기까지 나왔다.


K쇼핑몰은 4일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납품받은 제품이어서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하리보 귀걸이'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에서 실제로 판매됐고, 유행했다'는 식의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흔하지 않은 독특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에 좀 더 많은 분께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계속 판매했고 신중하지 못한 판단이었다"고 사과했다. 이미 구매한 이들에게 환불해주겠다고도 했다.


K쇼핑몰 사과 이후에도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하냐"는 항의부터 "젤리만 붙여 놓고 대체 몇 배를 부풀려 판 거냐"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무엇보다도 거짓 해명을 했던 것을 문제 삼는 소비자가 많았다.

또 다른 쇼핑몰에서 팝콘을 귀걸이로 만들어 판 적도 있다는 네티즌 제보도 나왔다. 이 네티즌은 "팝콘 귀걸이를 보고 귀여워 사려고 했다가 진짜 팝콘이라고 해서 사지 않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패션은 창의력이 무한대로 발현되는 영역이다. 소비자의 이해 폭도 넓은 편이다. 그런데도 진짜 먹는 것을 접목한 패션 아이템은 국내 소비자에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하다.

하리보 귀걸이 같은 '리얼 푸드 주얼리'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대접은 달랐다. 수공예 제품을 사고파는 미국의 엣시(www.etsy.com)에는 음식으로 제작한 액세서리를 파는 판매자가 제법 된다. 한 판매자는 하리보 귀걸이 한 쌍을 6달러(약 7000원)에 팔고 있다. K쇼핑몰은 하리보 귀걸이를 3500원에 팔았었다.


방울토마토, 딸기, 오렌지 등 과일을 가공해 만든 목걸이와 귀걸이, 반지를 파는 판매자도 있다. 후기는 "독특한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든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등의 칭찬 일색이다.


영상 포털사이트 유튜브에는 젤리나 사탕으로 귀걸이나 목걸이를 만드는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영상마다 "따라 해보고 싶다"는 댓글이 영락없이 달렸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