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놈들 매우 불쾌했을 것…적대시 청산 없인 핵협상 없다"

입력 2017-07-05 08:23
4일 '화성 14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4형' 시험발사 이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 했을 것이다. 독립절(미국 독립기념일)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를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까지 단번에 통쾌하게 성공함으로써 우리 당의 절대적인 권위를 결사옹위했다"고 만족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들어 있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자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거꾸로 미국에 '근원적인 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인 '근원적으로'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안전을 보장한다면 핵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여지가 담겨 있다. "이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단이 갖춰졌으니, 제대로 된 제안을 해보라"는 식의 압박을 시작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를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을 시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새로 개발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의 전술·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며, 특히 우리가 새로 개발한 탄소 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 첨두(탄두부)의 열견딤 특성과 구조 안정성을 비롯한 재돌입(재진입) 전투부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재돌입 시 전투부에 작용하는 수천도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및 진동 조건에서도 전투부 첨두 내부 온도는 25∼45도의 범위에서 안정하게 유지되고 핵탄두 폭발 조종 장치는 정상 동작하였으며, 전투부는 그 어떤 구조적 파괴도 없이 비행하여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1계단 대출력 발동기(엔진)의 시동 및 차단 특성을 재확증하고 실제 비행조건에서 새로 개발된 비추진력이 훨씬 높은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및 차단 특성과 작업 특성들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