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에 '현무' 참관했던 文대통령, 이번엔 '한·미 미사일 사격훈련' 지시

입력 2017-07-05 07:55

문재인 대통령이 동해안에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 훈련을 지시해 5일 오전 전격 실시됐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대응한 조치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성명으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미 연합 훈련을 지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승인해 이뤄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한국군의 현무-II와 주한 미 8군의 ATACMS 지대지미사일을 동해안에서 동시 사격해 유사시 적 도발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발표 직후에 이어져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한·미 동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합참은 전했다.

훈련을 현장에서 지휘한 한국군 미사일 사령관은 "북한의 군사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언제든 즉각 응징할 수 있는 확고한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북한이 핵·미사일로 우리 국민과 한미동맹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북한정권 지도부는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며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정의용 안보실장은 이날 밤 9시쯤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통화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님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공감한다"며 미사일 발사계획을 승인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도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직접 참관했다. 청와대는 당시 "문 대통령의 ADD 방문 목적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엄중히 경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발사시험 참관 후 "나는 대화주의자다. 그러나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하고 포용정책도 우리가 북한을 압도할 안보능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