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의 방미 뒷얘기…교포 미용사에 머리 맡긴 까닭

입력 2017-07-04 13:30

김정숙 여사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방미 기간에 전속 미용사를 대동하지 않고 화장과 머리 손질을 현지 교포 미용사에게 맡겼다. 청와대는 4일 김정숙 여사와 교포 미용사들의 기념사진을 공개하며 미용사가 밝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뉴시스

김정숙 여사는 푸른색 모시 한복과 누빔 코드 등의 의상을 모두 한국에서 가져갔다. 국내에서도 전속 미용사나 메이크업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직접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는 김 여사는 방미 일정 중 어떻게든 교민들과 더 많이 만나고 싶어했다고 한다. 교민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지 교민 미용사에게 머리 손질과 화장을 맡긴 것이다.

김정숙 여사의 머리 손질을 도운 재키 유 미용사는 "몇 달 전 공관에서 대통령이 오실 때 지원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지원 결정 뒤 김정숙 여사 스타일을 연구했다는 그는 "아무래도 여사님 머리를 만지는 일이라 긴장됐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마치 옆집 이웃처럼 편하게 대해주셨다"며 격식을 차리지 않는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간 상견례 및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워싱턴 교민사회에 관심을 표한 김정숙 여사에게 미용사는 "비록 떨어져 있지만 교민도 똑같은 한국인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교민도 한국 상황이 힘들면 같이 힘들고 한국 뉴스 보느라 잠도 못 잔다"면서 세월호와 탄핵을 언급했고, 머리 손질을 하며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미용사에게 머리 손질을 맡길 예정이었지만 김정숙 여사는 한국에서 쓰던 헤어롤과 컬링기를 모두 가져갔었다. 재키 유 미용사는 "특별히 요구하는 스타일은 없었고 그냥 알아서 해 달라고 하셔서 저희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며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라 더 곱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장도 김정숙 여사가 평소 쓰던 메이크업 제품을 모두 챙겨온 터라 그것을 이용해 도와드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의 만찬 당일 머리 손질과 화장을 끝내고 직원들과 함께 생중계를 지켜봤다는 재키 유 미용사는 "김정숙 여사가 차에서 내리는 장면이 나올 때 탄성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머리 스타일과 자연스러운 화장이 쪽빛 한복과 잘 어울렸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무척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 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허버드 전 주미대사 부인 조앤 허버드 여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재키 유 미용사는 "꾸밈 없고 다정했던 여사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귀국하시면 서운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 한국 뉴스를 더 많이 챙겨보며 대통령님이 나라를 잘 이끌어가도록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