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납치살해 피의자들, 범행계획 더 있었다

입력 2017-07-04 13:10
창원 골프연습장 납치·살해 사건 용의자 심천우(왼쪽)와 강정임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창원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피의자 심천우‧강정임이 동일수법 범행을 이미 3~4차례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서부경찰서는 4일 사건 브리핑에서 “심천우‧강정임이 지난달 24일 A(47·여)씨를 납치해 살해하기 전에도 동일한 수법의 범행을 준비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전 계획들은 공범을 물색하지 못하거나 실행 단계에서 실패했다.

피의자들은 지난 4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남성을 납치할 계획을 세우고 지인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지인은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지인 3명에게 각각 동일수법 범행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피의자들은 범행 대상을 납치한 뒤 자신들의 차량이 앞에서, 피해자 차량이 뒤에서 주행하는 방식으로 도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수법은 A씨를 살해한 뒤 실제 활용됐다. 또 주행 차량을 들이받아 범행을 시행할 계획도 세웠다가 실행 단계에서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차량이 빠르게 달려 실패하기도 했다.

피의자들이 A씨를 살해한 뒤 도주한 경로 일부도 추가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7일 오전 1시20분쯤 경남 함안군 가야읍 검암리에서 차를 버리고 도주한 뒤 야산에서 2시간 정도 숨었다. 이어 산에서 내려와 산인터널을 통과해 남해고속도로로 이동하던 중 정차한 트럭을 발견했다. 트럭기사에게 5만원을 주고 부산까지 이동했다.

부산 주례구에 도착한 피의자들은 당일 오전 모텔에 투숙한 뒤 새 옷을 구입해 입었다. 이어 택시를 타고 같은 날 오후 7시쯤 대구에 도착해 또 모텔에서 잠을 잔 뒤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아침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먼저 검거된 6촌 동생 심모씨와 함께 금품을 노리고 지난달 24일 오후 8시30분쯤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A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개수배 엿새 만인 지난 3일 심천우‧강정임을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납치 사실을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