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의 역설, 되레 대사증후군 발병위험을 낮춘다고요?

입력 2017-07-04 11:15
계란은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많아 오랫동안 성인병 예방을 위해 섭취가 제한되는 식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의학자가 성인 십수 만명을 대상으로 되레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신상아(
사진) 교수 연구팀이 한국 성인 약 13만 명을 대상으로 계란 섭취가 대사증후군의 발병에 미치는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나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양학 분야 유럽의 저명 국제 학술지 ‘뉴트리션츠(Nutrients)’ 7월 2일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결과 계란을 하루에 한 개 이상 섭취하는 여성들은 계란을 일주일에 1개 미만 섭취하는 여성들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23%나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의 5가지 위험 요인인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병의 위험도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는 남성도 마찬가지였다. 하루에 한 개 이상 계란을 섭취하는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1개 미만으로 섭취하는 남성들에 비해서 고밀도(HDL)콜레스테롤이 기준치 이하로 낮아질 위험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상아 교수는 “계란과 대사증후군과의 생물학전 인과관계를 모두 밝힐 순 없지만, 계란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 인지질, 엽산, 그리고 특히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루테인, 지아잔틴 등의 성분이 체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고, 우리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 을 증가시켜,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낮추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강대희 교수는 “계란 한 개당 약 200㎎ 정도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지만,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때문에 계란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고, 평상시 육류나 지방 섭취 조절을 잘 한다면, 하루에 한 개 정도의 계란 섭취는 오히려 대사증후군과 이와 관련된 질환의 위험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