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장면 영상을 구할 수 있는 대로 다 구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6월 28일∼7월 2일)을 수행했던 강 장관이 ‘악명 높은’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외교’에 문 대통령이 적절히 대응하도록 돕기 위해 외교부 차원에서 치밀한 준비를 했다고 연합뉴스TV가 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해외 정상들을 만나면 독특한 악수법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두 손을 포개 잡으며 친밀감을 표시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힘 겨루기를 하는 듯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악수 제의를 '거절'한 적도 있었다.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약 4초 동안 손을 맞잡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하면서 왼손을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 위에 1초가량 가볍게 올렸고 문 대통령도 악수하며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을 가볍게 쥐었다.
강 장관은 “대통령께서도 (트럼프와의 악수에) 마음의 준비를 하셨을 텐데 막상 현장에서는 편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한국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자기는 악수가 조심스럽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강 장관은 방미 전 두 대통령의 호흡이 잘 맞을지 확신이 없어 “공관(주미 대사관 및 총영사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 정보를 많이 모았다”며 “말하는 방법을 분석하고 건의안을 청와대에 올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또 “막상 만나니까 두 분이 상당히 편해 하는 것 같았다”며 “두 분이 서로 준비된 상황에서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환영하는 입장에서 대통령을 맞이했기 때문에 첫 만남 이후 3∼4시간 동안 포괄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에 대해 강 장관은 “대통령님이 준비가 너무 잘 돼 있고 말씀을 참 잘하셔서 외교부 장관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분명히 준비된 상황에서 정상회담에 임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우의와 친절함을 가지고 문 대통령을 대했다”며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대화하면서 우의와 신뢰를 만든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