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 태국여성 성매매 알선 브로커 등 77명 검거

입력 2017-07-04 10:18
위장결혼 등을 통해 입국한 태국 여성들의 성매매를 알선한 브로커 등 7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성매수 남성 300여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이들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부산경찰청(청장 허영범) 국제범죄수사대(대장 김병수)는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김모(59·태국 파타야 거주)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다른 알선브로커 이모(40)씨와 업주 박모(38)씨, 종업원 4명, 태국인 여성 17명, 성매수남 53명 등 7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2007년 9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태국인 여성을 한국 남성과 위장결혼시켜 입국시키는 방법으로 9차례에 걸쳐 6600만원을 받고 입국시킨 뒤 울산과 제주 등지의 마사지업소에서 일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체류 중인 태국인 여성 7명을 부산 부전동의 마사지업소에서 알선하고 1인당 300만~500만원의 소개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태국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던 김씨는 태국을 방문한 한국의 마사지업소 주인들에게 태국인 여성을 공급해 주겠다고 제안한 뒤 1인당 350만원의 알선료를 받고 관광비자로 입국시켰다.

그러나 이 여성들이 불법체류자 등으로 단속돼 장기간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1인당 600만원을 받고 위장결혼을 통해 태국인 여성을 입국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의 지명수배로 태국 현지에서 활동하기 어렵게 되자 귀국을 고민하다 경찰의 설득으로 자진귀국한 뒤 검거됐다.

업주 박씨의 범행은 사실상 감금상태에서 성매매하던 태국 여성 A씨(22·여)가 박씨 몰래 쪽지로 피해신고를 해 드러났다.

A씨는 지난 5월 16일 오전 4시20분쯤 부산 부전동의 한 슈퍼마켓에서 생필품을 사면서 슈퍼마켓 종업원에게 몰래 종이쪽지를 건넸다.

종이쪽지에는 어설픈 한국말과 영어, 태국어로 ‘4층에 잡혀 있는 태국인이다. 도와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종업원은 이 쪽지를 경찰에 건넸다.

경찰은 기존 철학관 간판을 그대로 둔 채 폐업한 업소인 것처럼 위장한 뒤 CCTV를 설치하고 확인된 남성만을 출입시키며 성매매를 알선한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태국인 여성들의 여권을 빼앗아 달아나지 못하게 했으며, 성매수금의 40%만 여성들에게 지급하는 등 전형적인 갈취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입건된 성매수 남성 53명은 모 자치단체의 계약직 공무원 1명과 대학생 3명, 회사원 등이었다. 경찰은 성매수 의혹이 있는 남성 300여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