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부처 특성에 걸맞은 아이템을 선보였다. 초록색 나뭇잎이 그려진 머그잔이었다.
3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는 여느 때처럼 자리마다 한 명 분의 물과 종이컵이 놓였다. 그러나 청문회를 준비하는 김 후보자 탁상 위에는 플라스틱 물병도, 종이컵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보온병에 담아온 물을 마실 머그잔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들어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개인 컵을 사용한 후보자는 처음이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중에도 굳이 머그잔을 준비하는 사람은 없었다. 환경부 장관에 내정된 김 후보자의 머그잔을 네티즌들은 눈여겨 봤다. 한 네티즌은 “혹시나 설정이라 해도 국민의 눈을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환경부가 막중한 책무를 수행하기에는 국민의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경제와 환경, 그리고 사회를 조화시키는 ‘지속가능발전’의 관점에서 환경부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지난 시절 개발의 가치에 밀려 소임을 다하지 못했던 환경부 활동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조직의 혁신”을 다짐했다.
한편 오후에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머그잔 대신 종이컵을 사용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를 지적하며 “오전에는 의도하신 퍼포먼스였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규정상 머그컵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 위험(한 물건)이 있어서 안 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종이컵을 다시 쓰게 됐다. 전 의원들님께서 이 규정은 바꿔주시면 좋겠다”고 담담히 답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