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이 지구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킹 박사는 2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며 “트럼프의 결정이 지구를 지표면에 황산비가 내리고 기온은 250도에 이르는 금성처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성은 온실효과 때문에 지표면 온도가 매우 높다.
이어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지만 지금 즉시 행동에 나선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징후를 무시하고 파리협정을 탈퇴키로 해 인류의 아름다운 행성과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류가 ‘실제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 사이의 온갖 분쟁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인터뷰에서 “인류가 지구에 머물 수 있는 날이 셀 수 있을 만큼 적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호킹 박사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탐욕과 공격성이 유전자에 선천적으로 내재해버린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 어디에도 분쟁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는 없고,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대량파괴무기와 군사기술의 발전만 이어지고 있다”며 “인류 생존의 마지막 희망은 우주에 독립적인 식민지를 건설하는 일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