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 지지율 급락…한국당에도 추월당해

입력 2017-07-03 10:31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의 여파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당이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자유한국당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이 8.7%로 집계돼 지난주(15.0%)보다 6.3%포인트 하락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2월 창당 이후 호남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것은 처음이다. 

국민의당이 얻은 지지율 8.7%는 한국당(8.8%)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국민의당의 전국 지지율도 5.1%로 지난주(6.3%)보다 1.2%포인트 떨어져 5개 정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것은 ‘문준용 조작’ 사건으로 공당이 가져야 할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 진상조사단은 이번 사건이 ‘평당원’ 이유미(38·여·구속)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잠정 결론지었다. ‘윗선’의 개입 없이 저지른 개인의 일탈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국민의당 자체조사 결과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거짓 제보를 걸러내지 못한 정당 시스템과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30일과 7월 1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제보 조작에 관계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71.5%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속 당원의 단독범행일 것’이라는 응답은 13.9%에 불과했다. 

향후 검찰 수사결과가 당의 자체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