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홍준표 “文 아들 문제제기한 적 없다” 진실은?

입력 2017-07-02 16:10

“저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아들 특혜취업 문제를 제기한 바 없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최근 ‘문준용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씨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혜취업 당시 한국 고용정보원 국정감사를 환노위원장으로 시행하면서 그 내용을 자세히 알고는 있었지만 아들 문제를 대선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회창 총재가 두 번에 걸쳐 아들 문제로 공작 대선에서 패배한 것을 본 저로서는 그 문제로 문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당과 똑같은 짓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전 지사의 말을 사실로 보긴 어렵다. 홍 전 지사는 지난 5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6차 TV토론에서 “아들 황제 채용 취업 특혜 의혹 이거 적폐 아닙니까?”라고 문 후보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문 후보는 “자기 능력으로 취업했고 제가 특권을 행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홍 전 지사는 “제가 환경노동위원장으로 국정감사를 했는데 아들 이야기니까 그렇게까지는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도, 문 후보가 “그럼 홍 후보가 봐줘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됐다는 얘기인가”라고 묻자 “사실이 아닌 게 아니라 특혜 채용을 했죠”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월 5일 서울 영등포 합동 유세에서는 “문재인 후보 아들도 정유라 사건과 다를 바 없다”며 “아버지 잘 둔 덕에 신의 직장 비슷한 곳에 혼자 응시해서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국민들에게 잘못됐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한국당도 대선을 하루 앞둔 5월 8일 문 후보의 아들 문씨에 대해 ‘국민 지명수배’를 선언했다. 정준길 당시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문준용은 한국고용정보원 부정·특혜 채용, 황제 휴직, 황제 퇴직금 문제로 대한민국 청년과 국민으로부터 직접 해명을 요구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문 후보 아들 문준용에 대한 국민 지명수배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자료.

한편 홍 전 지사는 이 글에서 검찰이 ‘문씨 취업 특혜’를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특혜취업 진실 여부는 제쳐두고 폭로 과정의 위법문제만 집중적으로 수사되는 것을 보고 본질은 가고 과정만 남은 정략적 수사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검찰 수사가 승자의 잔치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정뿐만 아니라 본질도 수사해야 국민들이 납득한다”며 “더 이상 검찰이 권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