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파퀴아오, 체육교사 출신 무명 복서에 충격패

입력 2017-07-02 15:10 수정 2017-07-02 15:20
펀지를 주고받는 매니 파퀴아오(오른쪽)와 재프 혼. AP뉴시스

프로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영웅 매니 파퀴아오(39)가 체육교사 출신 무명 복서 제프 혼(29, 호주)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파퀴아오는 2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 위치한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혼과의 WBO 웰터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면서 챔피언 벨트를 뺏겼다.

은퇴를 선언했다 복귀한 뒤 지난해 11월 바르가스에 승리하며 WBO 웰터급 챔피언 벨트를 되찾은 파퀴아오는 무명의 혼을 타이틀 방어전 상대로 지명했다.

2012년 런던 올리픽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8까지 오른 혼은 학창시절 왕따에 시달리다 자기 방어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고교시절 전적은 좋지 못했지만 꾸준한 노력 끝에 국가대표가 된 뒤 프로로 전향했다. 고향 브리즈번의 한 학교에서 임시 체육교사 지내다 파퀴아오와 경기가 잡히자 학교에 사직서를 냈다.

파퀴아오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혼이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전설과 무명 복서의 경기는 예상을 빗나갔다. 모두 파퀴아오의 승리를 점쳤지만 휘슬이 울리자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젊은 혼은 힘의 우위를 앞세워 거칠게 파퀴아오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주도권을 빼앗긴 파퀴아오는 당황한 듯 방어에만 급급했다.

버팅으로  고전을 하던 파퀴아오는 8라운드 본격 반격에 나섰다. 체력이 떨어진 혼을 정확한 펀치로 몰아붙였다.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심판 3명은 만장일치(115-113, 115-113, 117-111)로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한 혼의 손을 들어줬다. 

AP뉴시스

파퀴아오가 공식 경기에서 패한 것은 2015년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세기의 대결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통산 전적은 59승2무7패다.

웰터급의 새 주인이 된 혼은 파퀴아오를 넘어서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통산 전적 17승1무를 기록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