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들었던 이미지와 다르게 대단히 정중하고 친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옆 블레어하우스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과 악수 등 한·미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뒷이야기들을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박수현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최소 4년을 함께 일해야 할 트럼프와 서로 잘 맞는 것 같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이 다 있는 자리에서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임기를 같이 하게 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다”고 답했다.
정상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개입 집무실인 트리티룸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에게 이 공간을 소개한 것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 없다고 하면서 안내해줬다”며 “전속 사진사를 불러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아주 친절하게 직접 배경까지 해주며 사진을 찍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달라진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촛불혁명이 인상 깊었던 것처럼 보였다”며 “평화적으로 교체된 정권과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독특한 인사법으로 화제가 된 트럼프 악수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관심이 많다고 했더니, 자기는 ‘악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하면 이렇게, 저렇게 하면 저렇게 말이 나와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앞서 미국으로 향하는 기내 인터뷰에서 나온 연차휴가와 골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연차휴가를 다 쓰겠다고 했는데 공직자들에게 쉬라는 시그널(signal·신호)인지, 또 골프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우선 “골프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해 큰 웃음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도 없다”며 “업무 시간 외에는 자유지만, 업무시간에는 안 된다고”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장하성 정책실장이 “우리도 (연차휴가) 가도 되나요?”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연차 휴가는 다 쓰도록 하라”며 “청와대 직원들은 모두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