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수’에 대한 고민을 직접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날 미국 블레어하우스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악수외교에 대비했느냐는 물음을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더니 자기(트럼프 대통령)는 ‘악수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악수를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말이 나와서 악수가 조심스럽다’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의 손을 거칠게 움켜쥐거나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는 등 독특한 악수법으로 세계 각국 정상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19초의 긴 악수를 나눈 반면, 국제현안을 놓고 대립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아예 악수를 나누지 않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악수를 하는 방식에서 그의 외교 정책을 읽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외교’를 무난하게 넘겼다. 지난 29일 백악관 환영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문 대통령은 악수를 나누며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가볍게 쥐는 자세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을 마주 잡는 동시에 왼손을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1초 정도 가볍게 올렸다가 내렸다. 두 사람은 백악관 안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세 차례 더 악수를 나눴고, 돌발상황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정중하고 친절했다며 “미리 말할 내용을 준비해서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악수나 접대도 아주 정중하고 친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무리 발언을 통해 “기대밖의 대접을 받았고 기대밖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