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푸틴, 마침내 만난다… 키신저가 메신저?

입력 2017-06-30 17:20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러시아 스캔들’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드디어 ‘의혹의 근원’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다.

미국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이 확산되며 특별검사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함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 이외에도 많은 세계 지도자들을 대면할 것”이라며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교롭게 이날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책사인 헨리 키신저(94) 전 미국 국무장관과 만남을 가졌다. 미국 외교계의 상징적 존재인 키신저는 외교 관계자 연례포럼인 ‘프리마코프 리딩스’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 중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지만 면담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는 키신저가 미·러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된 날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을 두고 그가 ‘모종의 역할’을 수행 중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으로 양국 관계가 더없이 난처해진 상황에서 역사적인 미·중 수교의 물꼬를 텄던 키신저가 메신저 겸 해결사 역할로 나섰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헨리 키신저(왼쪽) 전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AP뉴시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