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워싱턴은 안철수·홍준표 당선을 예상한건 아닐까?

입력 2017-06-30 14:30 수정 2017-06-30 14: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찬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지난 한국 대선을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최근 대선을 언급하며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축하인사를 건네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문 대통령이 당선되리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는 당선되리라 기대했다(A lot of people didn’t expect that and I did expect it)”고 발언했다. 이어 “난 그런 일(문 대통령 당선)이 벌어지리라 생각했다(I thought that was going to happen)”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1위를 달렸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한국과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도 대체로 문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사진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선거 중반에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문 후보를 바짝 추격했던 적이 있고, 선거 막판에는 보수층 결집으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위권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특히 보수층 일각에서는 ‘역전’에 대한 기대감도 표출하긴 했었다.

 당시 미국 공화당 주변에서는 진보적 후보로 알려진 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도 많았다. 이 때문에 선거 중반 및 종반에 문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의 당선에 기대를 걸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선거 막판 국내 극우층에서 보수층이 똘똘 뭉치면 홍 후보가 실제로 승리할 수 있다고 여겼던 것처럼, 미 정보 당국이나 워싱턴 정가에서도 보수층의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전후사정을 잘 모르고 말을 쑥쑥 던지는 경우도 잦았기에, 문 대통령에게 축하인사를 더 극적으로 하기 위해 ‘양념성’ 멘트를 날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