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하려고… 트럼프 '만찬 취재' 이례적 허용

입력 2017-06-30 11:0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공식 환영만찬을 하며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치켜세웠다. 그는 만찬 인사말에서 "나는 문 대통령이 당선될 줄 알았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당선을 '위대한 승리(great victory)'라고 표현하며 "(선거에서) '대단한 일(a fantastic job)'을 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매우 아름답운 영부인께서 백악관을 방문해줘 엄청난 영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우리 쪽 사람들이 북한, 무역 그 밖의 여러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토론할 것이다. 논의하다보면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을 존경한다. 또 문 대통령의 당선, 위대한 승리, 선거에서 대단한 일을 해내신 데 대해 축하드린다. 많은 사람이 이를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나는 문 대통령이 당선될 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은 당초 문 대통령이 백악관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하는 장면까지만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히 만찬장 오프닝까지 취재를 허용했다. 

백악관에서 만찬 모두발언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만찬 앞부분을 언론에 공개한 건 '한국 국민 존경' '위대한 승리' 등 문 대통령과 한국인을 향한 자신의 발언이 보도되길 원했다는 뜻이 된다. 한·미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만찬장 좌석 배치도 이례적이었다. 두 정상과 영부인들이 모두 한 줄로 앉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앉고 김정숙 여사는 문 대통령 옆 자리에,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옆 자리에 앉았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 내부를 이동하며 가벼운 영어로 친근히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멜라니아 여사가 “여행이 어떠셨냐”고 묻자 김정숙 여사는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한국은 지금이 아침”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