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트럼프 대통령 내밀한 공감 “나도 가짜뉴스 때문에…”

입력 2017-06-30 09:46 수정 2017-06-30 09:56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만찬 자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명 높은 악수 법으로 불편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았다. 환영만찬에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손을 내밀어 자리를 안내하는 ‘매너’를 보여주기도 했다.

두 정상 사이에서 내밀한 공감도 있었다. 주제는 ‘가짜뉴스’였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가진 환영만찬에서 정식 인사말을 나누기 전 “나도 가짜 뉴스 때문에 시달렸다”는 귓속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짜 뉴스는 최근의 공통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아들 준용씨 입사특혜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의 제보 조작 사건, 자신을 공산주의자로 몰아간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허위사실 유포 사건 등 대선 전부터 가짜 뉴스에 시달렸다.

우리 국민이 백악관 앞에서 문 대통령을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두 정상의 상견례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두 남성은 백악관 앞에서 ‘한국인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북한의 간첩인 가짜 대통령 문재인을 만나지 마세요’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펼치고 유튜브에 퍼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가짜 뉴스는 주요 화두다. 다만 이념이나 개인 신상과 관련한 허위 사실에 시달린 문 대통령과 다르게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적 비판과 지적을 가짜 뉴스로 몰아세워 공격하고 있다. 미국 전역과 세계적으로 넓은 유통망을 가진 뉴스채널 CNN은 물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자국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로 지목하고 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가짜 뉴스를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의 물꼬를 텄다. AP통신은 문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만찬 자리에서 웃음이 터졌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서 정식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정중하게 악수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