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중고장터, 진화하는 속임수 “이게 프린팅일 줄이야”

입력 2017-06-29 17:45
도착한 상품

인터넷 중고장터에서 상품 설명을 꼼꼼히 읽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 스마트폰을 포장한 상자를 10만원에 내놓고 마치 기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눈속임한 중고장터 매매 게시판 목격담은 이제 유명한 이야기다. 매매 게시판에 매우 작은 글씨로 ‘상자를 판다’는 설명이 적혀 있으면 판매자의 사기를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새로운 형태의 눈속임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캐나다의 SNS 이용자가 중국 인터넷 중고장터에서 속아 팔로어들에게 주의를 경고한 사례다. 그의 경험담은 소셜뉴스 사이트 ‘레딧’을 타고 지구촌 곳곳에 퍼졌고, 29일 우리나라로까지 전해졌다.

그가 구입하고 싶었던 상품은 음료의 온도를 잔 표면에 나타내는 ‘전구컵’이다. 음료가 뜨거우면 표면의 전구 그림이 불이 켜진 것처럼 변하는 기능성 머그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그는 캐나다에서 중국 인터넷까지 검색해 이 머그를 찾았고, 17.87캐나다달러(1만6000원)짜리 제품을 15.01캐나다달러(1만3000원)로 다소 저렴하게 내놓은 판매자를 찾았다.


하지만 집으로 도착한 상품은 전구컵이 아니었다. 전구컵의 기능을 설명한 매매 게시판의 사진 설명을 표면에 그대로 프린팅한 머그였다. 처음부터 매매 게시판에 올라온 상품은 전구컵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는 이 황당한 눈속임을 “엉망진창(mess up so badly)”이라고 적었고, 팔로어와 레딧 이용자들은 실소를 지었다. 다만 “비록 사기를 당했지만 그 프린팅 자체가 독특해 구입하고 싶다”는 레딧 이용자의 글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