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꿈을 이루고 싶은 우리들… 비정상인가요?

입력 2017-06-29 15:42
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중·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상위권 대학교에 진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학원에서 심화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이유로 내 주변 친구들과 부모님 대부분은 사교육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청년기고] 꿈을 이루고 싶은 우리들… 비정상인가요?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 조은진(서산여고 3학년)

상대적으로 넉넉한 형편의 아이들은 학기 중에 고액과외를 받고, 방학이 되면 도시에 있는 기숙학원에서 전문 수능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은 기초학습이 부족해 중학생 때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방과 후에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 주위에도 소위 ‘있는 집 자식’으로 불리는 친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관리를 받으며 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한다. 

이 친구들은 진로탐색에서도 더 많은 기회를 누리고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서울에 가서 고액의 입시·진로 상담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체화 하고, 그에 맞는 스펙을 쌓기 위해 또 학원에 다닌다. 같은 꿈, 같은 열정, 오히려 더 큰 열정을 가지고 있어도 상대적으로 부유한 아이가 꿈을 이루는 데 유리한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인 것 같다.

우리나라 실업자의 46.5%가 대졸이상 학력이란 기사를 보고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내가 지금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간다 한들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과 회의감에 공부할 의욕이 확 떨어졌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취업이 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다.

최근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에서는 ‘똑똑똑 아이들의 정책을 부탁해’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에서 나는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으로 활동하며 다른 청소년 리더 친구들과 함께 우리나라 아동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도출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그 중에서 ‘아동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가로막는 문제들과 그 문제의 해결책을 이곳에 적어본다.

우선, 아동이 꿈을 찾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사회가 힘써주시길 바란다. 이를 위해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국가정책은 ‘자유학기제’다. 아동들이 효과적으로 적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선진국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실시한 자유학기제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많은 학교들에서 학생들의 진로나 선호조사 없이 학교 자체적으로 커리큘럼을 계획해 진행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설계하는 학교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시․도 교육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 나아가 프로그램의 효과성 및 실효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짐으로 프로그램의 질이 상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고, 이를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부탁드린다. 초중고 교육과정 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는 아동들은 매우 적다. 현실적으로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장래희망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사회는 점차 여러 분야에 다재다능한 사람을 원하고 있기에 대학들이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이중전공 및 부전공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중전공 및 부전공 기회 확대는 개인의 취업의 폭을 넓혀 줄 것이다. 대학등록금 인하와 국가 장학금 수혜인원을 늘려 돈 걱정 없이 공부하며, 꿈을 이루는 사회 만들기도 필요하다. 열정페이, 무급인턴제, 쪼개기 계약 금지로 비정규직의 노동권 보장도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이 꼽은 해결책 중 하나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어른들이 노력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부르는 아동․청소년들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서 만들어나갈 대한민국은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는 나라이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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