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미국서 경호차량 멈춰 세우고 한 일 (영상)

입력 2017-06-29 14:53 수정 2017-06-30 13:19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참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경호차량을 멈춰 세우고 교민들을 격려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문 대통령의 예상 밖 행보에 기다리고 있던 교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29일 트위터에는 “방금 워싱턴 지인으로부터 날아온 현지 소식이다. 문재인 대통령, 그 바쁜 스케줄에도 지나다가 잠시 내려 현지 동포들을 격려했다”는 글과 함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 참배를 마친 뒤 태극기를 달고 이동하고 있는 차량들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이 때 검은색 차 한 대가 교민들 앞에 갑자기 멈춰섰다. 이어 검정 선글라스를 낀 경호원들이 이 차량을 둘러쌌다.


잠시 후, 어리둥절해 하고 있던 교민들 앞에서 차문이 열리고 문 대통령이 양손을 흔들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습이 믿기지 않는 듯, 한 교민은 “와~ 세상에나!”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다른 교민은 “눈물이 난다”며 감격했다.


교민들은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라며 문 대통령을 반겼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응원하러 나온 교민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한 교민은 트위터에 “장진호 전투 기념비 참배를 마치고 가시는 길에 문 대통령님을 환영하는 동포들과의 만남은 짧았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 시간이었다.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이 날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장진호전투기념비’를 찾았다. 이곳에서 헌화와 함께 기념사를 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17일간 미국 제1해병사단 1만5000여 명과 우리 육군 제7사단 3000여 명이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을 둘러싼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 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한 전투다. 이 전투로 당시 10만여 명이 남쪽으로 피란한 ‘흥남철수 작전'이 가능했다.

흥남 출신인 문 대통령 부모도 이 때 흥남부두에서 화물선 ‘매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탈출했다. 3년 뒤인 1953년 경남 거제에서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흥남철수 작전) 2년 후, 저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그 많은 피난민을 북한에서 탈출시켜준 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인류 역사상 최대의 인도주의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