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야구만큼 극적인 하루… 콜업 MLB 데뷔전 결승 홈런

입력 2017-06-29 09:02 수정 2017-06-29 09:05
황재균이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선 6회말 솔로 홈런으로 결승타를 치고 홈을 밟고 있다. AP뉴시스

“꿈이 이뤄졌다.”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결승 홈런을 쳤다. 미국 진출 반년 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하고 옵트아웃 권리 행사 직전에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한 차례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빅리그의 담장을 넘겼다.

황재균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하나의 안타는 홈런이었다. 3-3으로 맞선 6회말 솔로 홈런으로 결승타를 쳐 데뷔전을 자축했다.

황재균은 6회말 주자 없는 2사에서 콜로라도 선발투수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로 2개의 볼을 거른 뒤 3구째로 들어온 시속 145㎞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35m. 같은 회 초 동점을 허용했던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의 홈런으로 달아날 힘을 얻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추가점을 얻어 5대 3으로 승리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데뷔전 홈런을 기록한 14번째 선수다. 앞서 2014년 애덤 듀발이 마지막으로 데뷔전 홈런을 때렸다. 30세인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의 이 부문 최고령자이기도 하다.

황재균이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선 6회말 솔로 홈런으로 결승타를 치고 홈을 밟고 있다. AP뉴시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던 황재균은 옵트아웃 행사 의사를 밝혔고,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콜업 계획으로 응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전날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황재균을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황재균은 올해 우리나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 명문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로 데뷔하지 못하고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캣츠 소속으로 시즌 중반까지 보냈다. 트리플A 68경기에서 254타수 73안타(7홈런) 44타점 33득점 타율 0.287을 기록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로 입단하면서 옵트아웃 조항을 걸었다. 옵트아웃은 잔여 계약기간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권리를 말한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저리그 콜업이 없을 경우 다음달 2일자로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었다.

황재균은 지난 27일 옵트아웃 행사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 복귀 가능성도 불거졌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현지 언론에 콜업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상황은 다르게 전개됐다. 황재균은 경기를 마친 뒤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라도 뛰고 싶어 미국으로 왔다. 오늘 성사됐고 결승 홈런까지 때렸다. 꿈만 같다”며 웃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