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승부는 여름날보다 더 뜨거웠다. 하루 만에 또 펼쳐진 연장혈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엎치락뒤치락의 연속이었다.
LG와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17 프로야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9대 9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날 무박 2일 연장전에 10명의 투수를 투입해 한 경기 최다 투수 타이 기록을 세웠던 롯데는 이날도 8명의 투수를 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LG도 전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6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롯데는 8-9로 패색이 짙어지던 연장 1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솔로포를 터트리며 극적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롯데는 2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1번 타자 손아섭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끝났다.
양 팀의 대결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라이벌 구단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뜻하는 ‘엘클라시코’를 패러디한 용어 ‘엘롯라시코’로 불린다. 그만큼 치열하고 재미있는 승부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NC 다이노스는 이날 넥센 히어로즈를 9대 3으로 제압하고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다. 3-3으로 팽팽하던 5회말 NC는 6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권희동의 스리런포 등이 터지며 대거 5득점에 성공했다. 또 1⅔이닝 동안 3실점하며 강판된 선발 이재학에 이어 등판한 강윤구는 5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2014년 4월 15일 LG 트윈스전 이후 1170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NC는 5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KIA 타이거즈는 이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3대 4로 격파했다. 선두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공동 1위를 이어갔다. 3회말 KIA가 5-2로 앞서는 상황에서 우천으로 1시간 동안 경기가 지연됐다. 비가 이어져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면 이날 이긴 NC가 단독 1위가 될 수도 있었으나 잦아들면서 경기는 재개됐다. 비가 온 후에도 KIA 선발 헥터 노에시의 어깨는 여전히 뜨거워 경기가 재개된 4회초 3명의 상대 타자 모두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헥터는 7이닝 3실점 9탈삼진을 기록하며 12승을 수확, 다승 1위를 질주했다. KIA 타선도 20안타를 몰아치며 헥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SK 와이번스는 선발 메릴 켈리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두산 베어스를 4대 0으로 꺾고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켈리는 10연승 고지에 올랐으며 선발 9연승도 달성했다. kt 위즈는 연장 접전 끝에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대 4 신승을 거둬 4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