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다리통증의 주범 ‘척추관협착증’, 보행시간 짧아진다면 의심

입력 2017-06-29 09:30

‘다리가 불편해 바깥 출입이 어렵다’는 말은 주변 어르신들이 자주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다. 보통은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이 주된 원인이지만, 무릎 외에도 허벅지나 종아리의 통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하반신의 통증 및 저림이 오래 지속된다면 의심해 볼만한 질환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을 들 수 있다.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많은 척추질환이 허리 통증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다리의 통증이 심한 것으로 유명하다. 척추관은 신경 다발이 통과하는 통로를 일컫는데, 노화로 인해 이 공간이 좁아지면 내부 신경이 눌리면서 여기 저기 통증을 초래한다. 이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

울산 세바른병원 최귀현 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허리보다는 다리에 통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엉치에서 시작된 통증이 허벅지, 종아리, 발 끝까지 뻗어나가는 경우도 흔하다. 때문에 당장 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실제로 척추관협착증이 심하면 5~10분도 채 걷지 못하고 가다 쉬다를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취하는 자세에 따라 통증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것도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반대로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잦아든다. 이는 허리를 굽힐 때 오히려 통증이 심한 허리디스크와 구별되는 점이다. 더불어 허리디스크가 넓은 연령대에서 폭넓게 발병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60, 70대 이상 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좁아진 척추관은 자연적으로 넓어지기 어렵고,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눌린 신경이 점점 손상을 입어 마비나 대소변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60대 이상에서 다리의 통증과 저림이 심하고, 동시에 보행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면 한 번쯤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보고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로는 수술로써 척추관 주변의 인대나 뼈 조직을 일부 제거하는 방법이 우선시되었지만, 최근에는 비수술 치료로 정상조직은 최대한 보호하면서 통증만을 완화시키고 있다. 그 중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에 특화된 비수술 치료법이다.

울산 세바른병원 최귀현 병원장은 “꼬리뼈를 통해 지름 2㎜, 길이 4~5㎝의 미세 카테터를 삽입, 척추관 내부에 위치시킨 뒤 카테터에 내장된 풍선을 부풀리면 척추관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경 압박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다. 비수술 치료답게 부분마취만으로 시행이 가능하며, 소요시간은 30분 남짓이다”라고 설명했다.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단순히 약물만을 이용하는 화학적 요법이 아닌, 풍선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는 물리적 요법으로 기존 시술보다 치료 효과가 높다. 또한 전신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전신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부담이 없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