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문 대통령 최고로 모신다”… 블레어하우스 3박 제공

입력 2017-06-28 14:00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박5일의 방미 기간 내내 미국 백악관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에 묵으면서 방미 일정을 소화한다. 블레어하우스는 미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으로 백악관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때 이곳에서 3박 일정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이외에도 문 대통령의 첫 방문을 극진하게 환대하고 있다. 미국 역시 새 정부 출범 후 갖는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증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8일 “한국 대통령이 첫 번째 방미에서 블레어하우스 3박을 하는 건 처음”이라며 “미국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최고로 모시겠다’고 여러번 강조했는데 이러한 미국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 미국 방문 당시 블레어하우스에서 2박을 하는 데 그쳤다. 그래서 압축적으로 일정이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엔 블레어하우스 관리 규정이 대폭 강화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3박을 머물게 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전 대통령도 블레어하우스에서 3박을 한 적은 있지만 미국이 관리 규정 강화에도 불구하고 첫 방미부터 3박을 제공한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백악관이 블레어하우스를 내주지 않으면 남은 워싱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근처의 다른 호텔이나 일반 숙박 시설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의전과 경호 등의 문제로 보통은 블레어하우스 일정에 맞춰 워싱턴 방문 일정을 잡는다. 문 대통령이 첫 방미부터 3박5일을 머물 수 있게 된 건 바로 이런 이유다.

애초 백악관도 한국 정부에 블레어하우스에서 2박 일정을 보낼 것을 제안했었다.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공식실무방문(offical working visit)이어서 규정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미 한국대사관과 외교부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설득하자 미국도 대폭 이를 양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갖는 것도 문 대통령 내외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문 대통령 내외를 초청해 상견례를 겸한 환영 만찬을 갖는다. 김정숙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깜짝 선물’을 건네며 ‘내조 외교’를 선보일지도 주목된다.

미국 상원과 하원도 문 대통령 방문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 상원에서는 공화당 소속인 존 매케인 군사위원장과 벤 카딘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등 여야 의원 19명이 공동으로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초당적 결의안을 지난 22일 발의했다. 26일에는 하원 의원 7명도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며 한미 동맹이 강화되길 바란다는 환영 연설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29일 백악관 만찬에 앞서 미 상·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갖는다.

김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