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동성애 단체 '에이즈=동성애자 문제' 시인

입력 2017-06-27 23:40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행성인 20년, 저항과 연대의 목소리-성소수자 운동사 구술 아카이브'에는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문제라고 나온다.

국내 최대의 동성애자 단체가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문제'라고 시인한 보고서를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가 27일 입수한 '행성인 20년, 저항과 연대의 목소리-성소수자 운동사 구술 아카이브'와 '행성인 A to Z'에 따르면 에이즈가 동성애자들의 문제며, 비판을 받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동성애자들의 인식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행성인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 단체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국내 최대의 동성애자 단체로 1997년 대학동성애자인권연합으로 출범한 뒤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있다.

행성인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행성인 20년, 저항과 연대의 목소리'에는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문제라고 나온다.

행성인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행성인 20년…'에서 "사실 HIV/AIDS 감염인들이, 동성애 자체가 감염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이건 동성애자 문제인 것이라고 봐야한다"면서 "그래서 희망나눔터(에이즈 감염인들의 쉼터) 같은 경우에도 감염인들 중에 게이들이 되게 많았다"고 실토했다. 

 또 "HIV/AIDS는 동성애자 문제지만 동성애자가 만들어낸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행성인이 지난 24일 출시한 '행성인 A to Z'.

행성인은 에이즈가 동성애자 운동을 분열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론 결속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지난 24일 출시한 '행성인 A to Z'에서 "(에이즈가) 게이들을 비판할 추가적인 명분과 동시에 우리를 분열, 혹은 결속 시키는 아이러니컬한 병"이라면서 "해외 게이 인권운동의 역사는 에이즈의 역사와 흐름을 함께 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결속 보다는 해체에 가까운 듯 하다"고 기술했다. 

행성인은 '행성인 20년…'에서 에이즈가 동성애자들의 문제이다보니 비판을 받기 전에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단체는 "행성인이 HIV/AIDS 쟁점에 있어서 끊임없이 입장을 내야 한다"면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두고 볼 때 HIV/AIDS라는 끔찍한 병을 두고 포비아들이 공포심을 역으로 활용해 동성애자 인권을 흠집내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 이슈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포지셔닝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성인이 2013년 발간한 '40-60대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인 생애사 보고서'에는 '한국의 HIV/AIDS 감염인 중 다수는 남성 동성애자'라고 나온다.

행성인은 2013년 발간한 '40-60대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인 생애사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HIV/AIDS 감염인 중 다수는 남성동성애자'라고 인정한 바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