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27일 첫 TV토론회에서 서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전 지사는 MBC가 주최한 ‘100분 토론’에서 당 대표 출마 이유를 묻는 원유철 의원 질문에 “죄송한 말씀이지만 두 분에게 당을 맡기기에는 당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 의원을 겨냥해 “지난 번 경기지사 경선 때도 나와서 컷오프 되고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컷오프된 지 불과 두 달밖에 안 됐는데 또 당 대표에 나왔다”며 “당내에서는 역량이 안 된다는 게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신상진 의원을 향해서도 “어려운 지역에서 국회의원이 됐지만 국가적 현안과 아젠다를 취급해본 적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원 의원도 작심한 듯 홍 전 지사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원 의원은 “아까 (저보고) 역량이 안 된다 하셨는데 제가 부족하지만 5선 국회의원이고 홍 전 지사보다 선수가 높다. 동료 의원 무시하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 그는 이어 홍 전 지사를 향해 “혹시 정치자금법 재판 때문에 일종의 정치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하고 (당대표 선거에) 나온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홍 전 지사는 원 의원의 보좌관이 지난해 10월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사실을 언급하며 “나는 더 이상 세탁기 들어갈 일이 없다. 아마 원 의원이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원 의원을 몰아붙였다. 그는 “서로 비방하고 허위사실 공표한 것은 같은 당이라도 용서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홍 전 지사를 제외한 두 후보는 일제히 홍 전 지사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원 의원은 “홍 전 지사의 ‘독고다이 리더십’은 현대 정당정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도 “지금은 화합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장외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원 의원은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동료 의원에게 그런 협박을 할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홍 전 지사도 토론회가 끝난 뒤 “상식 이하의 토론회였다”며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컷오프 두달 만에 또 나오냐” “재판 때문에 나온거냐”…독설경연장 된 한국당 TV토론
입력 2017-06-28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