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다르다"… 백인 아기 입양 거부당한 인도계 영국인 부부

입력 2017-06-27 20:10

인도계 영국인 부부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백인 아기 입양을 거부당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인도계 영국인 산디프-리나 만데르 부부가 지역 입양기관에 백인 아기 입양을 신청했다가 거절됐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공기관인 평등과 인권 위원회(EHRC)가 이들의 법정 싸움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갖지 못했던 만데르 부부는 고민 끝에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지역 입양단체 '어답트 버크셔'를 찾았다. 당시 입양이 가능한 아기는 백인뿐이었다. 부부는 인종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입양을 신청하려 했지만 단체 측에서 퇴짜를 놨다.

영국의 입양기관들은 우선적으로 아이들을 민족적 배경이 같은 부모들에게 보내고 있다. 하지만 입양아 수가 계속 줄어들자 2014년 법을 개정해 인종이 다른 아이를 입양하는 절차를 보다 쉽게 만들었다. 문제가 된 '어답트 버크셔'는 웹사이트에 "아이의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반영할 수 있는 입양자를 우선적으로 식별한다"고 밝힌 상태였다.

산디프는 "입양할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문화적 배경이 '인도/파키스탄계'로 규정됐기 때문에 거부당했다"고 반발했다. 부부는 인도의 고유 종교인 시크교를 믿지만 잉글랜드 버크셔에서 태어나고 자란 '영국인'이다. 만데르 부부는 자신들의 인종 때문에 백인 아기 입양이 거부됐다며 입양기관의 조처는 인종 차별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