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이 한국 여자골퍼 안신애(27)의 외모에 초점을 맞춘 선정적인 보도를 연일 내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안신애 역시 최근 성적 매력이 풍기는 화보 촬영에 응해 ‘외모보다 실력’을 원하는 팬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안신애는 지난달 4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을 통해 일본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25일 끝난 어스몬다민컵에서는 일본 데뷔 후 최고 성적인 공동 16위에 올랐다.
일본 언론들은 그러나 안신애의 실력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안신애에게 ‘섹시 퀸’이라는 별명을 안긴데 이어 ‘다이너마이트 몸매’ ‘무릎 위 30㎝ 미니스커트’ 등 갈수록 강도 높은 문구들을 동원했다.
‘산케이 스포츠’는 지난 20일 “안신애가 연습 라운드에서 발군의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었다. 그녀가 파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라운드에 나서자 주위가 밝아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한 골프전문기자는 “(안신애가)미니스커트를 입고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 그린에서 라인을 읽는 모습이 갤러리들의 시선을 끈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인격모독성 보도도 나왔다. 일본 ‘데일리 신초’는 최근 “풍만한 가슴을 자랑하는 성형미인 안신애와 라운딩을 함께 하기 싫어하는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 국내 팬들의 비난을 샀다. 이 기사에는 “안신애가 가슴성형을 했다는 소문이 돈다”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일본 언론의 선정적 보도와 더불어 안신애의 반응도 문제다. 안신애는 어스몬다민컵이 끝난 뒤 JLPGA와의 인터뷰에서 “패션으로 주목받으려고 일본에 온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27일 일본 주간지 ‘슈칸 겐다이’가 안신애의 패션 화보를 내보내면서 이 발언이 무색해졌다. 어깨가 훤히 드러난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안신애의 포즈에는 섹시미가 가득했다.
화보를 소개한 기사 제목은 ‘골프계의 미녀 안신애가 스위트룸에서 첫 그라비아에 도전!'이었다. 그라비아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미소녀들의 비키니 혹은 세미누드 촬영집을 의미한다.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안신애가 자신의 SNS에서 화보 촬영에 대해 “스포츠를 알리고자 한 일”이라고 해명하자 “골프 홍보는 실력으로 해야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안신애가 JLPGA투어에 데뷔한 뒤 일본 골프계가 ‘안신애 열풍’에 휩싸인 것은 분명하다. 일본 언론의 주목은 물론이고 SNS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일본 팬들도 늘었다. 다만 한국팬들은 실력을 바탕으로 부는 안신애 열풍을 기대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