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어린이·청소년이 행복한 교육정책을 기대하며…

입력 2017-06-27 10:45
최근 조사한 OECD 주요국가의 어린이·청소년‘주관적 행복지수’에 대한 결과 중 우리나라는 전체 22개 회원국 중 20위를 기록했다. 또한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학생 중 학업포기 충동을 느낀 아동’이 4명 중 1명이라는 조사도 접한 적 있다. 미래의 주역이라고 말하는 어린이․청소들의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청년기고] 어린이·청소년이 행복한 교육정책을 기대하며…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 엄태익 (광주 광덕고등학교 3학년)

과연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더불어 이러한 문제들은 어른들의 시각이나 논리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인 어린이․청소년들을 통해 문제를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나는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19일까지 아동정책제안 캠페인 ‘똑똑똑, 아이들의 정책을 부탁해’에 참여했다. 나는 어린이․청소년을 둘러싼 문제 중 ‘교육분야’와 관련한 세 가지 영역에 대해 이야기 했다. 크게 ‘사교육의 과열’,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시스템’, ‘대학입시 제도의 폐해’가 이에 해당한다.

얼마 전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다. 사교육을 받는 나이가 점점 빨라져서 만 2세 이하 아동의 35%, 만 5세 이하 아동은 83%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초등학교 1학년부터 피아노, 미술, 검도를 시작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녀야 할 학원의 수도 늘었다. 중학교에 다닐 시기에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선행학습으로 하루 4~6시간 씩 수학수업을 받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사교육으로 인한 버거운 양의 공부를 어린나이부터 감당하고 있었다. 분명 중간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있었지만 주변에서‘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남보다 뒤쳐지므로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참고 다녔다.

사교육 뿐 아니라 공교육 즉, 학교에서도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초, 중,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너무 정형화, 획일화 되어있다. 모든 학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이 똑같은 과목을 똑같은 시수동안 공부한다. 이렇게 획일화된 학교 수업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감을 떨어뜨린다. 학업 성취감이 떨어진 상태의 학생들에게 더 높은 난이도와 방대한 양의 학습을 계속해서 시키기 때문에 결국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게 된다. 나는 이렇게 학생들의 적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 정형화된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의 진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 입시제도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정시 전형은 지금까지 많은 논란을 낳아왔고 그 중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 큰 문제이다. 실 예로 수학 과목은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고 변별력을 위해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추가되는데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유형과 요령에 대해 파악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공교육에서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풀기위한 유형이나 요령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런 정시제도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 강화된 입시제도가 바로 수시 전형이다. 수시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기록부다. 대학에서 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은 교육과정을 인정한다는 면에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와 학부모들은 이마저도 경쟁이 붙어 남보다 화려한 생활기록부를 만들기 위해 혈안이다. 최근에는 ‘자동봉진’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 이는 내신 등급 못지않게 자율 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 학생부에 기재되는 세부 항목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결국 수시 전형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편법이 존재하고 무분별한 경쟁이 만연하다.

나는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보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교육 문제에 있어 국가가 공교육을 황폐화 시키고, 교사들이 교육권을 침해하는 사교육을 완화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목적이 대학의 이름이 되어서는 안 되고,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하며, 대학 입시제도 역시 무분별한 경쟁을 조장하지 않고, 인성․적성 등을 반영해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지난 5월 대선이 치러지고 새로운 정부가 구성 되었으며, 추진하려는 교육 정책의 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교육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최소 12년 이상의 교육과정 이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고 어린이․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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