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5일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케네스 배 서빙라이프 대표는 26일 최근 북한에서 석방된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관련해 “웜비어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공황장애라든지 외상장애와 같은 극도의 불안감 속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11월 관광객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던 케네스 배는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후 극적으로 석방됐다.
케네스 배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웜비어가 수면제를 복용하게 됐다는 얘기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잠을 거의 못 자는 상태였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웜비어가 식중독에 걸려 수면제를 먹다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게 북한 입장’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케네스 배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북한에서는 상수도 물이 아니라 지하수를 먹다보니 때론 배탈이 나고 여러 번 고생한 적이 있다”면서도 “병원에 가야 수면제를 주지 저한테는 수면제를 한번도 준적이 없다. 아주 특별하게 굉장히 극심한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수면제를 줬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웜비어가 식중독에 걸리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수면제를 복용했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웜비어가 노동교화형을 받고) 교화서로 보내지기보다는 병원으로 바로 이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케네스 배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웜비어가 북한당국으로부터 고문을 받았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웜비어가 협박을 당하거나 신체적으로 고문이나 폭행을 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