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길 전면 개방…김정숙 여사 '50년만의 한밤 산책'

입력 2017-06-26 08:05

청와대 앞길이 오늘(26일)부터 전면 개방됐다. 하루 24시간 내내 청와대 앞을 오가며 산책과 드라이브를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개방된 구간은 청와대 정문 앞 분수대 광장부터 춘추관까지 동서로 난 길이다. 25일까지는 오전 5시30분~오후 8시에만 통행할 수 있었다. 야간에는 일반 시민의 통행을 막았고 낮에도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에서 경찰이 오가는 시민을 검문했지만, 이제 그런 풍경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청와대 주변을 경비하는 경찰은 26일 오전 경복궁 서쪽 도로와 청와대 앞길 등 곳곳에 설치돼 있던 바리케이드와 검문시설을 일제히 치웠다. 청와대는 앞길 전면 개방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오후 8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주영훈 대통령 경호실장 등 시민이 참여하는 '청와대 앞길 50년 만의 한밤 산책' 행사를 연다.

청와대 앞길이 막힌 것은 1968년이었다. 대남 침투 간첩 '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 출입을 전면 통제한 채 수십년을 보냈다. 민주화 이후 단계적 개방이 이뤄졌지만 분수대 광장~춘추관 구간은 여전히 통행 제한이 유지돼 왔다. 

문재인정부는 시민 편의를 확대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앞길을 개방하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열린 청와대를 구현하는 조치의 하나"라면서 "시민의 야간 경복궁 둘레길 통행이 자유로워져 서울의 대표적인 산책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행 중인 청와대 주변 5개 검문소의 평시 검문은 물론 검문소에 설치됐던 차단막은 사라지고 차량의 서행을 유도하는 교통 안내초소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허용된다. 현재는 청와대 정문과 신무문 앞에서만 청와대 방면으로만 촬영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지역에서 촬영을 할 수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