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있는 영흥발전본부를 찾았다. 영흥면 전체 면적의 약 700만평 중 3분의 1이상인 250만평을 차지하고 있는 영흥발전본부에는 영흥발전 1~6호기가 있다. 이 발전소는 수도권 전력의 23%를 책임지고 있음에도 최근 미세먼지 문제로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곳을 찾은 데는 이유가 있다. 발전 전문가들 사이에서 “영흥발전소만큼만 하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모범 사례로 꼽혀서다.
미세먼지 감소의 비법을 찾기 전에 궁금증이 들었다. 유해물질을 마구 쏟아낼 것만 같은 굴뚝이었다. 하늘 높이 솟은 굴뚝은 보는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법도 했다. 그럼에도 높게 세운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영흥발전본부 관계자는 “유해 물질을 걸러냈다. 그럼에도 굴뚝을 통해 나오는 것들이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공기 중에 흩어지게 하기 위해 올렸다”면서 “높을수록 좋지만 바람 등 기상 조건과 비용을 고려해 200m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남동발전에서 운영 중인 영흥발전은 5155MW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6월 현재 국내 총 발전설비용량 11만2316MW 중 5.0%다. 이 전력은 주로 수도권에 공급되고 있다. 반면 수도권에 가까운 만큼 환경규제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굴뚝 등 발생원에서 나오는 고체 상태의 먼지만 있는 게 아니다. 굴뚝 등에서 가스 상태로 나온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등이 대기 중에서 수증기, 암모니아 등과 광화학 반응을 해 2차로 만들어진 미세먼지도 있다.
남동발전은 1조4000억원을 투입해 NOx를 제거하기 위한 탈질설비(SCR)와 SOx를 없애는 탈황설비(FGD), 먼지를 제거하는 전기집진기(EP) 등을 갖췄다. 연간 운영비만 640억원에 달한다.
이날 오후 12시 42분 현재. 영흥발전본부 주상황실 전광판은 미세먼지와 환경 오염의 주범인 먼지와 NOx, SOx 수치가 끊임없이 바뀌고 있었다. 현재 점검으로 가동을 중단한 영흥발전 2, 6호기만 ‘0’이었다. 가동 중인 1호기의 SOx는 1.4ppm, 3·4호기는 7ppm과 1.6ppm, 5호기는 9ppm이었다. NOx는 1, 3~4호기와 5호기가 각각 21ppm, 12ppm, 11ppm, 7.7ppm이었다. 먼지는 2.7㎎, 1.1㎎, 1.5㎎, 1.9㎎였다.
남동발전은 환경부의 배출 총량할당이나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 총량할당보다 엄격한 자체 환경규제를 지키고 있다. 1·2호기의 경우 대기환경기준법에 따라 SOx는 45ppm, NOx는 25ppm, 먼지는 55㎎이 기준이지만 3~6호기는 15ppm, 20ppm, 5㎎이다.
사용한 유연탄의 재도 재활용하고 있다. 하루 배출되는 4만8000t 유연탄 재의 10~15%는 인공경량골재로 만들어져 수경화분이나 바닥재, 벽돌 소재로 쓰인다.
남동발전은 “석탄화력발전 비율이 가장 높다”며 “오는 2025년까지 1조 700억원을 투입해 2015년 대비 미세먼지 배출량을 최대 72%까지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