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 만나 통역 없이 대화하는 강경화 장관(영상)

입력 2017-06-25 15:38 수정 2017-06-25 17:40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통역 없이 유창하게 대화는 영상이 화제다.

비디오 머그는 23일 ‘통역 없이 노 프라블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21일 강 장관이 서울 사직로 외교부 청사에서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통역 없이 직접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 담겨있다.

강 장관은 이날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과 관련한 조의를 표하며 유창한 영어로 통역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통역 없이 계속되는 장 장관의 발언에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이들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워가며 듣고 취재해야 했다. 이 모습을 두고 외교부 기자들이 ‘극한직업’에 등극했다는 하단의 자막은 네티즌에 큰 웃음을 안겼다. 



한참 발언을 이어가던 강 장관은 미국대사와 사령관에게 “이제 우리 앞에 놓여있는 시급한 이슈들을 논의하자”면서 취재하고 있던 외교부 기자들에게 “이만 나가주셔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그는 영어로 말했다. 


강 장관의 영어실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강 장관은 빼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 겸 긴급구호 부조정관 등을 지내며 인권, 여성 지위, 인도주의 문제 등을 맡아 유엔의 핵심에서 일해 왔다.

강 장관을 외교가로 이끈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그의 영어실력을 눈여겨보고 전속 통역사로 채용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내 말을 그가 영어로 번역하면 더 아름다워진다”며 강 장관을 높이 평가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은 “우리의 입장을 통역 없이 자연스럽게 전달 가능한 모습을 보니 정말 멋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우리나라 외교부장관이 기자들이 취재할 때 주고받는 모두 발언을 꼭 영어로 해야 했나”라며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강 장관은 다음 주로 다가온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한·미 양국 신정부에서의 첫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5년간 양국 간 협력의 토대를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양국 관계를 직접 책임지고 있는 주한대사관과 주한미군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내퍼 대사대리와 브룩스 사령관은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는 양국 정상간 유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한미동맹의 강력함과 굳건함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