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됐다.
신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물러나면서 롯데 신격호 시대도 막을 내렸다.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일본 롯데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도 19%나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 하쓰다이(初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재선임 됐으며 신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1948년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한지 약 70년 만에 롯데그룹 경영에서 실질적으로 손을 떼게 됐다. 최근 신 총괄회장은 연이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왔다. 지난해 롯데제과와 롯데호텔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 이사직도 내려놨다.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한국 롯데알미늄 이사직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에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신동빈 회장의 친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정한 ‘본인 포함 4명의 이사직 선임안’과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은 부결됐다. 신 회장이 또다시 승리하면서 그의 롯데그룹 장악도 공고해졌다. 그간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이어왔다. 신 전 부회장의 경영복귀 무산은 지난해 3월과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과 현 경영진을 향한 주주들의 지속적인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15년에 신동빈 회장이 한일 통합경영을 시작하면서 일본 롯데 실적이 개선되고 미래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주주들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