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 구성과 북한 응원단 참가를 제의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후 전북 무주에서 개막한 2017 세계 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저는 태권도에서 이뤄낸 이번 성과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바라건대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선수단 동시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북한 응원단도 참가하여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대회에 이어 올해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대회에도 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의 답방을 추진한다고 들었다. 답방이 꼭 성사되어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민족 전통 무예인 태권도를 발판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저는 평화를 만들어 온 스포츠의 힘을 믿는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새 정부의 첫 남북 체육교류협력이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에서 치러지는 세계태권도연맹(WTF) 대회에서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시범을 보이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양 연맹의 화합과 친선은 물론 남북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ITF 시범단으로 온 북측 인사들도 크게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VIP석에 앉은 장웅 북한 IOC 위원의 이름을 길고 크게 호명하면서 “함께하고 계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장웅 위원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중을 향해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시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큰 격려와 박수 보내주시오”라고 축사에 없는 발언을 하며 박수를 유도했다.
한편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대회는 30일까지 열리며 남녀 각 8체급 경기로 펼쳐진다. 183개국에서 1768명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북한이 주도하는 ITF가 10년 만에 남한에서 시범경기를 펼치는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무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