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유괴살해사건 “공범인 10대 재수생이 시켰다” 진술번복

입력 2017-06-23 21:23
인천 연수구 8세 여자 초등생 유괴 살해 사건의 주범인 10대 소녀가 자신의 범행이 10대 재수생인 공범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재판에서 처음으로 주장했다.
SNS에서 만난 10대 소녀들이 지난 3월 29일 자신들과 전혀 알지 못하는 초등학생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 23일 같은 아파트에 사는 10대 소녀가 자신은 서울에 사는 10대 재수생이 시키는대로 살해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을 번복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숨진 초등학생의 마지막 생존 당시 모습. 인천연수경찰서 제공

10대 소녀는 왜 진술을 번복한 것일까.

앞서 10대 소녀는 “살인 범행은 혼자 했다”며 “공범은 시신만 건네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초등학생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양(17)은 23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열린 공범 B양(19)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초등생을 죽이라고 한 것은 B양”이라며 “나는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A양은 “시신 일부도 B양이 가지고 오라고 지시해 가져간 것”이라고 답변했다.

A양은 “B양이 지시한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고 주장해 아스퍼거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자신의 정황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A양은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B양을 보호하기 위해 검찰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것이고, 지금 말하는 것이 진짜”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A양은 진술 번복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 아동과 그 부모님들에게도 억울함을 풀기 위해 사실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A양의 새로운 진술이 나옴에 따라 결심공판을 다음 달 6일로 연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