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의 한국 송환 직전 제 발로 검찰에 나와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정씨 입국 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최씨는 입장을 바꿨다.
최씨는 정씨 입국을 앞둔 지난달 말 돌연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에 향후 국정농단 사건 진실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에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 재판과 관련해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입장을 바꿔 일부 인정할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하겠다는 의향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 형식이어서 변호인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
검찰과 최씨는 현충일인 지난 6일 변호인 입회하에 정식으로 조서를 작성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최씨는 딸의 강제송환 소식에 “유연이(정유라)를 죽이지 마라. 삼성 말 한번 잘못 빌려 탔다가 완전히 병신이 됐다”며 재판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씨의 1차 구속영장은 그 사흘 전 기각됐고, 최씨는 6일 당일 검찰에 나가지 않겠다는 서면을 보내와 수사진을 허탈하게 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정씨의 2차 구속 전 피의자심문 과정에서 이를 공개하고 정씨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이날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정씨를 이대 학사비리의 공범이라고 지칭했다. 검찰은 정씨의 3차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하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